[강원도] 유적지 사찰 추천 Best 11
2020. 01. 16
삼척 죽서루
송강 정철은 <관동별곡>에서 관동 제1경으로 죽서루를 꼽았다. 죽서루는 오십천 절벽 위에 세워진 정면 7칸, 측면 2칸 규모의 팔각지붕 누각이다. 그런데 1층과 2층의 기둥 수와 길이가 서로 다르다는 게 특이하다. 기둥이 설 자리에 솟아 있던 자연석을 굳이 깨뜨리거나 다듬지 않고 그대로 초석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자연과의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선인들의 지혜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2층에 오르면 사방이 시원스레 트여 주변 풍광이 거침없이 펼쳐진다. 강가에 자리한 누각인데도 해안절벽에 올라앉은 여느 정자, 누각에 비해 절대 떨어지지 않는 전망을 갖고 있다. 그러고 보니, 관동 8경 가운데 일곱이 바다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이곳 죽서루만은 산을 등지고 앉아 있다. 푸르른 두타산과 굽이치는 오십천 그리고 기암절벽이 죽서루와 어우러져 빚는 아름다움은 모란이 만발하는 봄에 절정을 이룬다.
고석정
한탄강의 중류쯤 가면 강 한가운데 우뚝 솟은 10m 높이의 기암이 시선을 붙든다. 절묘한 위치에 그림처럼 선 이 바위가 바로 고석암인데, 신라 진평왕이 주변에 고석정이라는 정자를 세운 이후로는 이일 대를 통틀어 고석정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한다. 특히 조선 명종 때의 임꺽정이 칩거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현재 고석정 일대는 넓은 잔디광장과 놀이 시설이 갖추어진 고석정 랜드가 들어섰고, 제3 땅굴과 노동당사 등을 돌아보는 안보 관광과도 연계가 가능해, 철원 제일의 관광 명소로 꼽히고 있다.
청평사
춘천의 청평사는 꽤 오래전부터 인기를 끌었던 곳이다. 소양댐의 웅장한 모습, 호수를 가로지르는 배 여행, 시원한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아름다운 오솔길 등 삼박자가 고루 갖춰진 코스이기 때문이다. 최근 육로가 뚫려 오가기 편해졌지만, 그래도 역시 청평사는 뱃길로 가야 제맛이다. 배에서 내리면 청평사 입구까지 40분 정도 걸어야 한다. 영화 <생활의 발견>에도 등장했던 아담한 오솔길인데, 경관이 빼어나 청평사에 이르기까지 전혀 지루하지 않다. 산책 도중에는 아홉 가지 소리를 낸다는 높이 9m의 구성폭포를 만날 수 있고, 청평사에 들어서면 영지와 보물 제164호 회전문이 맞아준다. 고려 광종 때 창건되어 선종 때 식암 이자현이 이곳에 은거하면서 절을 크게 꾸며 이름을 문수원이라 하였고, 조선 명종 때에 이르러 지금의 이름이 붙여졌다.
백담사
백담사는 내설악의 대표적인 절이다. 신라 진덕여왕 때 창건된 이래 숱한 화재로 수난을 겪었는데, 주지의 꿈에 노인이 나타나 대청봉에서 절까지 웅덩이를 세어 100개 되는 곳에 절을 세우면 된다고 일러주었다 한다. 시키는 대로 하고 절 이름을 백담사로 바꾸었더니 과연 그 이후로 화재가 없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사실 백담사는 절 자체보다는 계곡이 매력적이다. 능선을 돌 때마다 펼쳐지는 그림 같은 풍경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수타사
홍천의 공작산은 공작이 날개를 펼친 산세를 가졌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풍수지리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길지라고 한다. 이곳에 천년 고찰 수타사가 있다. 영서 내륙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인 수타사는 신라 33대 성덕왕 7년에 원효대사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전해진다. 절 뒤편에 삼성각과 성황당이 자리한 것이 특이한데, 민속신앙까지 넉넉하게 안아주는 포용력과 관용을 느끼게 한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사찰답게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 17호인 수타사의 법당, 대적광전을 비롯해 동종과 삼층석탑, 사천왕상 등 오래된 문화유산을 가득 품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수타사를 찾는 이유는 계곡에 있다. 가을철 단풍도 보기 좋지만 여름철 물놀이 장소로도 제격이다. 12km에 이르는 계곡 안에 수타사가 자리한다.
치악산 구룡사
치악산 북쪽 자락에 자리한 구룡사는 신라 중기에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한다. 지금의 절 자리에 아홉 마리의 용이 살던 못이 있었는데, 그들과 내기를 하여 용을 쫒아내고 못을 메워 절을 지었다는 재미난 전설이 전해온다. 그런 연유로 구룡사라 불리다가 조선 중기 이후 주지승의 욕심으로 절이 크게 쇠퇴하자, 절 입구에 있던 거북바위를 위로하고자 구를 거북구자로 바꾸어 구룡사가 되었다. 구룡사를 끼고 흐르는 구룡사계곡은 아름답기로 유명하며, 치악산으로 오르는 기점중의 하나로 많이 삼는다. 구룡사 주변에는 황장금표, 목과 몸이 단절된 거북바위, 구룡소, 구룡폭포, 구룡사 계곡 등 많은 볼거리가 있으며 늦가을 단풍이 매우 곱다.
오대산 월정사
월정사는 불교의 성지 오대산의 중심 사찰이다. 선덕왕 14년에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되었으며 오대암자, 영감사 등 크고작은 암자과 사찰, 말사를 거느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월정사를 이름 높게 한 것은 일주문에서 장문에 이르는 1km의 전나무 숲길이다. 500년 수령의 전나무가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오솔길에는 청량한 공기가 가득하다. 특히 전나무 위로 눈이 쌓이는 겨울에 찾으면 운치 있는 산책을 할 수 있다.
정암사
정암사는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전각)의 하나로 아름다운 외모의 수마노탑을 간직하고 있다. 수마노탑은 적멸보궁 뒤편, 급경사를 이룬 산비탈에 자리하고 있는데, 가을이면 단아하고 아름다운 수마노탑이 단풍과 어우러진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정암사'라는 이름은 숲과 골짜기가 해를 가리고, 세속의 티끌이 끊어져 정갈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심산유곡에 숨은 사찰이 아닌데도 찾는 이가 적어 고즈넉하고 고요하다. 티끌 하나 없는 깨긋한 정암사 계곡에는 1급수에서만 산다는 열목어가 서식하고 있어 천연기념물 제 73호로 지정되었다.
청령포
단종 (1441 ~1457)은 부왕인 문종의 뒤를 이어 12세에 왕위에 올랐으나 숙부인 수양대군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겨 결국 1456년 영월 청령포로 유배된다. 지금은 서울에서 영월까지 2~3시간이면 가는 거리지만 그때는 무려 6일이나 걸렸다고 한다. 청령포는 영월 8경의하나로 꼽히는 아름다운 곳이나, 단종에게는 일종의 감옥이었다. 삼 면은 물이 에워싸고 있고, 다른 한 면은 험준한 암벽에 가로막혀, 나룻배가 아니면 드나들 수 없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작은 나룻배를 타고 청령포로 들어가면 한여름에도 선선한 기운이 느껴진다.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늘 아래로 단종의 행동을 제한했던 금포비와 단종 유배비가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어 보는 사람의 가슴을 저리게 한다. 어린 단종에게는 청령포의 아름답고 고즈넉한 풍광이 오히려 잔인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장릉
장릉은 조선 제 6대 왕인 단종의 능이다. 비운의 왕이 잠든 곳이기 때문일까. 장릉에는 왕릉 특유의 고풍스러움과 절제미를 갖췄을 뿐 아니라 유독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죽은 왕을 위해 마련한 공간이 오늘날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는 휴식과 위안을 준다. 특히 재실에서 정자가으로 가는 길은 소나무 숲길로 유명하다. 가을에는 장릉 외벽을 따라 단풍이 곱게 물들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작은아버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되었다가 17세라는 꽃다운 나이에 죽음을 맞아야 했던 단종은 처음에는 무덤도 없었다. 중종 때 무덤이 만들어 졌고 숙종 때 와서야 비로소 장릉이라는 묘호를 받았다.
법흥사
법흥사는 부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적멸보궁이 있는 사찰로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의 하나로 꼽힌다.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문수보살을 친견하여 그에게 진신사리와 가사, 발우 등을 건네 받아 세운 절이라고 하여 원래 이름은 흥녕사(흥녕선원)였다. 경내에는 보물 제 612호인 흥녕사 징효대사보인탑을 비롯하여 징효대사 부도, 흥녕선원터, 사리탑 등의 문화유산이 있으며, 절 주변으로 천연기념물 제 242호로 지정된 희귀한 까막딱따구리가 서식하고 있어, 운이 좋으면 만날 수도 있다.